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리뷰
세련된 액션과 스타일, 그러나 아쉬운 서사
2014년 개봉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신선한 첩보 액션과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2017년 개봉한 속편 킹스맨: 골든 서클(Kingsman: The Golden Circle)은 전작의 매력을 계승하면서도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선보였다. 그러나 전편의 감동을 뛰어넘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많다. 이번 리뷰에서는 영화의 스토리, 액션 연출, 그리고 아쉬운 점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해본다.
1. 줄거리 – 킹스맨의 몰락과 스테이츠맨의 등장
전작에서 정식 킹스맨 요원으로 거듭난 ‘에그시’(태런 에저튼)는 이제 숙련된 요원으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어느 날, 정체불명의 조직이 킹스맨 본부와 주요 요원들을 단숨에 제거하면서 에그시는 모든 것을 잃는다. 살아남은 멤버는 에그시와 멀린(마크 스트롱)뿐. 두 사람은 킹스맨의 비밀 계획에 따라 미국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킹스맨의 미국 버전인 ‘스테이츠맨’을 만나게 된다.
스테이츠맨은 킹스맨과 같은 목적을 지닌 미국의 첩보 조직이지만, 영국 신사의 품격을 강조하는 킹스맨과 달리 미국적인 와일드한 매력이 강조된 조직이다. 이곳에서 에그시는 죽은 줄 알았던 해리(콜린 퍼스)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해리는 총상을 입은 후유증으로 기억을 잃은 상태였다.
한편, 이번 영화의 메인 빌런인 ‘포피’(줄리안 무어)는 마약 사업을 장악한 거대 범죄 조직 ‘골든 서클’의 리더로, 전 세계를 상대로 위험한 계획을 실행하려 한다. 그녀는 자기가 만든 마약에 독극물을 넣어 사용자들을 위협하고, 미국 대통령에게 마약 합법화를 요구한다. 킹스맨과 스테이츠맨은 힘을 합쳐 포피의 계획을 저지하려 한다.
2. 액션 – 스타일리시하지만, 전편만큼 강렬하지 않은 연출
킹스맨 시리즈는 화려하고 독창적인 액션 연출로 유명하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러한 스타일을 유지하며, 특히 슬로모션과 카메라 워킹을 활용한 액션 장면이 인상적이다.
특히 오프닝 시퀀스에서 택시 안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추격전은 긴박감 넘치는 연출과 함께, 킹스맨 특유의 유머까지 더해져 흥미진진하다. 또한, 스테이츠맨 요원 ‘테킬라’(채닝 테이텀)의 등장 장면이나, 에그시와 해리가 최종 전투에서 보여주는 협력 액션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전편의 ‘교회 난투극’ 같은 충격적인 액션 시퀀스는 이번 영화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마지막 포피의 기지에서 펼쳐지는 전투는 볼 만하지만, 전작에서 느꼈던 신선한 액션 스타일의 감동을 다시 맛보긴 어렵다.
3. 캐릭터 – 개성 있는 신스틸러, 하지만 활용도는 아쉬움
이번 영화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했다. 특히 스테이츠맨 요원인 ‘위스키’(페드로 파스칼)는 무척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의 전투 스타일 역시 독창적이다. 채찍을 활용한 그의 액션은 기존 킹스맨 요원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며, 미국적인 액션 스타일을 강조한다.
또한, 빌런 포피는 겉보기에는 친절하고 우아한 성격이지만, 잔혹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그녀의 캐릭터 설정은 흥미롭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긴장감을 높이기에는 다소 부족한 느낌을 준다. 특히 전작의 빌런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과 비교했을 때, 그만큼의 강한 개성과 존재감을 가지지는 못했다.
그리고 가장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해리의 복귀다. 해리는 전편에서 감동적인 희생을 했던 캐릭터였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돌아온 느낌이 강했다. 물론 콜린 퍼스의 연기력은 여전히 뛰어나지만, 그의 복귀가 스토리의 개연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있다.
4. 아쉬운 점 – 전작만큼의 감동과 긴장감 부족
킹스맨: 골든 서클은 전작보다 더 화려한 액션과 넓어진 세계관을 선보였지만, 서사의 짜임새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첫째, 영화의 러닝타임이 다소 길어지면서 중반부 전개가 늘어지는 느낌을 준다. 특히 해리의 기억을 되찾는 과정이나 스테이츠맨과의 관계 설정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바람에, 전체적인 템포가 다소 늘어진다.
둘째, 빌런 포피의 동기와 계획이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졌다. 그녀는 마약을 이용해 세계를 협박하는 인물로 설정되었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동기 부여가 부족하다. 전작의 발렌타인은 독특한 철학과 동기를 가진 매력적인 빌런이었기에, 비교했을 때 포피는 다소 단조로운 느낌을 준다.
셋째, 감정적인 몰입도가 낮아졌다. 전편에서는 에그시가 성장하는 과정과 해리와의 멘토-멘티 관계가 감동적으로 그려졌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감정선이 약하다.
5. 결론 – 볼거리는 많지만, 전작을 넘어서지는 못한 속편
킹스맨: 골든 서클은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유머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세계관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서사의 짜임새가 다소 부족했고, 일부 캐릭터의 활용도가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액션과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는 여전히 살아 있다. 킹스맨 특유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길 만한 작품이지만, 전작만큼의 감동과 신선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 별점: ★★★☆☆ (3.5/5)
✅ 추천 대상: 킹스맨 시리즈 팬,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
✅ 비추천 대상: 탄탄한 서사를 기대하는 관객, 전작의 감동을 원했던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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